Traitor.
이슬람권과 미국의 테러와 대태러전쟁을 다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미국의 입장에서 싹 쓸어버려야 할 벌레들처럼 다루지 않았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약간의 반전이 있어서 관련 내용은 스포일하지 않으려 했는데,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그건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인 듯하다. 영화를 조금 더 재미있게 보고 싶은 사람은 영화보기 전엔 들어가지 않길 권한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라고 다 기계같은 테러분자는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자 하는 것처럼, 또 그들을 쫓는 미국의 권력이 모두 그들을 쓸어버리고자 혈안이 된 건 아니라는 걸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영화는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양 진영을 인간적으로 그리고자 한다. 이슬람이 미국을 욕하고, 미국이 이슬람을 사냥하고, 이슬람 내에서 코란을 들고 갈등에 괴로워하며, FBI 요원이 이슬람 테러범을 돕고자한다.
"Tactics always change. You don't defeat the empire fighting by their rules. Once upon a time, it was the Americans who were terrorist to British. They've forgotten their history already."
"We train to kill, but that doesn't mean we love violence. We use violence only because it has been used against us. ... We are fighting to end this suffering. We are fighting to end the humiliation and murder ..."
"This is war. You do what it takes to win."
"You know who you sound like, right?"
"We are the good guys."
"Oh, I know."
"Hey! Remember who you answer to."
"I answer to God. We all do."
"You know? It's true what they say. War is the lesser jihad. To overcome temptation, to live rightly, that is the great jihad."
"Is that what we've been doing? Have you ask yourself that?"
"Sometimes ..."
"They used you, Omar. They used me, too, all of them. They used us for our faith."
어떤 영화들은 이 지옥같은 전쟁에서 화려한 총격전과 폭탄, 미사일들, 잔인한 테러와 고문같은 관객들이 끔찍하게 여기면서 즐길 수 있는 오락성만을 찾아내려한다. 그래도 이 영화는 전쟁과 종교, 인생 등에 대해 주인공들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종교전쟁, 민족전쟁, 뭐라 부르던 이 전쟁은 세상을 두 갈래로 갈라놓고 있으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에 따라 살아가면서도 괴로워하고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Traitor 라는 영화 제목은 기가 막히게 좋은 것 같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Don Cheadle 은 Talk to me 에서도 나왔던 흑인 배우이다. 그 영화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둘 다 매력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박진감과 긴장감 넘치는 액션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두 눈속에 깊은 슬픔을 담은 연기는 꽤 좋았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Talk to me 도 다시 보고 감상글 올려야겠다. FBI 요원으로 나오는 Guy Pearce 도 연기력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배우지만 이 영화에선 Don Cheadle 한테 밀리는 거 같다.
신앙이 없는 나이지만, 올바른 믿음의 의미는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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