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게 일어나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읍내에 위치한 영랑생가에 갔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으로 유명한 시인 김영랑의 생가인데, 나는 그 분 이름이 김영랑인 줄 알았더니 영랑은 호였고 이름은 김윤식이었다. 아침의 무거운 하늘에 아무도 없는 초가집에 들어서서 돌에 새겨진 서정시를 읽으니 감회가 좀 다르더라. 평소에 내가 시를 즐겨 읽는 것도 아닌데 괜시리 김영랑 시인의 독특한 어투가 굉장히 서정적으로 느껴졌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시인이 어떤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그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정시 아닐까. '오-매 단풍 들것네' 로 시작하는 시가 그런 면에서 나는 제일 좋았다. 김영랑 시인이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시를 썼는지 그 자리에서 보고 나도 느끼고 상상할 수 있었다는 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오-매 단풍 들것네 」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듯이 치어다보며
「 오-매 단풍 들것네 」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오-매 단풍 들것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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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 도요지에 들러 청자의 멋드러진 빛깔 구경 좀 하고 여행을 마쳤다. 광주에서 전역한 후임들 몇명을 잠깐 보고 대전으로 왔다. 오늘도 참 많이 걸었지만 2년 군생활을 같이 한 나의 군화는 내발에 물집하나 내지 않고 끝까지 묵묵히 나와 동행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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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4 10:32 2009/01/24 10:32
BJ's Scribble  |  2009/01/24 10:32